산모교실에서 알게 된 다온과 계약할 때만 해도 제가 후기를 쓰게 될 줄은 몰랐어요.
다른 이용자분들께, 또 다온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육아로 없는 시간을 쪼개 글을 남깁니다.
먼저 저희는 10일을 신청했고, 8일째 되던 날 서비스를 종료하려 하였으나 대표님께서 다른 분을 보내주신다 하여 교체 진행하게 되었고요. 서비스를 조기 종료하려 한 이유는 산후도우미의 도움이 미미했기 때문이에요. 관리사님이 소음 난다고 청소기를 쓰지 않으셨고(백색 소음이라 말씀드렸는데도 본인은 안하신다고 하셨음), 같은 이유로 제습기 작동도 싫어하셔서(장마철이라 세탁 후 제습기 작동이 불가피했음) 대부분의 집안일을 관리사님 퇴근 후 저희 부부가 했더랬고요. 남편이 다리를 다쳐 병가 중이었고 저는 출산 후 허리에 통증이 있어, 높이가 있는 대형 책상 위에서 아기 목욕을 시키고자 했으나 관리사님은 바닥에서만 하실 수 있다 하셔서, 결국 6일차부터는 관리사님 퇴근 후 저희 부부가 목욕까지 도맡게 되었어요. 하지만 한 번 맺은 인연 지켜가고 싶었고 그나마 반찬을 맛있게 만들어주셔서 끼니를 챙길 수 있었던 덕분에 반찬 가지수를 하나 더 늘려주십사 부탁 드린 날, (심지어 그 날은 오후에 아가 예방접종이 예정돼 있어 오전 근무만 하셨는데에도) "조리는 주 업무가 아니라"는 말씀을 하시기에 서비스 종료를 마음 먹게 된 것입니다.
그렇게 정동숙 관리사님이 새로 오시게 되었고, 정 관리사님도 저희도 중간 투입(?)이라는 부담감을 안고 만나뵙게 되었어요. 그리고 정 관리사님과 함께 이틀을 보내면서 후기를 꼭 남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전 관리사님(이하 H)이 알려주신 내용 가운데 틀린 부분이 너무 많았던 까닭이에요.
1. 집안 온도에 관한 부분
조리원 퇴소 시 아기가 있는 집은 시원하게 해야 된다고 배웠으나, H 관리사님은 "아가마다 다르다"며 저희 아가에게는 26도가 적당하다고 알려주셨어요. 하지만 정동숙 관리사님은 신생아실 온도가 21~23도라며, 26도는 너무 높다며 집에 오자마자 에어컨 온도를 내리셨고, 아기 얼굴에 올라왔던 도돌도돌한 것들이 싹 들어갔습니다. 얼굴에 난 것들이 온도 탓인 줄 몰랐던 엄마인 제게 1차적인 책임이 있겠지만 많이 속상했어요.
2. 육아템에 관한 부분
초산이라 주변에서 써보니 괜찮다더라는 아이템들을 미리 준비해두었었는데, 그 가운데 슈너글 욕조가 있었어요. 아기가 기댈 수 있도록 한쪽 면이 높다란 욕조지요. 그런데 H 관리사님은 "이 시기에는 못 쓴다, 필요 없다"고 하셔서 다른 욕조를 알아봐야 하나 했어요. 그러나 정동숙 관리사님은 능숙하게 아기를 뉘여 씻기셨고요. 목욕 얘기가 나온 김에 한 마디 더 붙이자면, H 관리사님은 저와 남편이 모든 세팅(바닥에 목욕물 나르고 닦일 수건, 샴푸 등 준비하고 물 온도까지 맞추는 작업)을 마친 후에야 등장해 아기를 씻기기만 하시고 뒷정리도 저희가 했는데 정동숙 관리사님은 준비부터 목욕, 뒷정리까지 모두 해주셨어요.
3. 모유수유에 관한 부분
H 관리사님이 오신 날 제가 모유수유를 하는 중에 아가가 보채니 "양이 적은 것 같다"셔서, 계속해서 분유 보충을 했더랬어요(이미 분유보충을 60밀리 한 상태에서 플러스 80을 먹임). 결국 그날 밤 아기가 배앓이를 심하게 해, 애도 힘들도 저희도 힘들어 밤을 새우다시피 했고요. 다음 날 말씀드리니 H 관리사님은 별일 아니란 듯 "양이 많았나?" 하셨습니다. 다온 팜플릿에는 "모유수유를 적극 도와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는데요. 정동숙 관리사님은 수유자세부터 젖물림까지 살뜰하게 봐주셔서 저와 아기가 보다 편하게 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어요.
4. 아기 케어에 관한 부분
H 관리사님이 계실 때 아기 코가 종일 그렁그렁한 날이 있었는데요. 코딱지를 제거할 수 있으시겠다며 면봉을 달라시기에 점착 면봉을 건네었는데 점착 면봉이 뭔지도 모르셨고요. 저와 남편이 본 건 (아기 기준) 왼쪽 콧구멍이었는데 오른쪽 콧구멍을 건드리셔서 아기가 자지러지는 일이 있었어요. 4일째인가 5일째 되던 날이었는데 이때부터 H 관리사님에 대한 신뢰가 조금씩 허물어졌던 것 같습니다. 정동숙 관리사님은 무리하게 면봉 넣지 말고 목욕 시 코 밑에 따뜻한 물을 묻혀주면 수증기로 인해 코딱지가 제거될 수 있다고 팁을 주셨습니다.
5. 산모케어에 관한 부분
H 관리사님은 오전에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시고 거실과 안방을 간단히 청소하신 후, 오후에는 아기 케어에만 전념하셨어요. 아기가 맘마 먹고 잠들면 침대에 뉘인 후에 본인 핸드폰을 하시거나 소파에 누워 계시곤 하셨는데 정동숙 관리사님은 아기가 잠들어 있는 시간을 활용해 부탁드리지도 않은 집안일(청소, 빨래, 주방 정리, 설거지, 밑반찬 등)까지 알아서 척척 해주셨어요. 여러 면에서 정동숙 관리사님은 제가 산후조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해주셨습니다.
그밖에 세세한 부분들은 여기에 다 옮겨적지 못하지만, 정동숙 관리사님께서 그러시더라고요. 관리사의 역할은 관리사가 다녀간 후 부모가 육아를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거라고요. H 관리사님이 계실 때는 저녁마다 저와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을 나누어 하느라 그야말로 전쟁을 치렀는데요. 정동숙 관리사님이 다녀가신 첫날 저와 남편은 이렇게 여유로워도 되나 하는 저녁을 보냈습니다.
처음 다온과 계약할 때 와주셨으면 하는 관리사님이 있었지만 여의치 않아 대표님을 믿고 대표님께서 보내주시는 H 관리사님과 첫 출발을 하게 된 거였는데요. 사실 둘째를 낳거나 주변에 친구들이 서비스에 대해 묻는다면 그다지 추천할 의향이 없었더랬어요. 하지만 정동숙 관리사님과 이틀을 보내면서 산후도우미 서비스가 얼마나 힘이 되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쓰다 보니 H관리사님과 정동숙 관리사님을 비교하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애초에 H 관리사님을 지적할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인력에 따라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이 너무 다름을 얘기하고 싶었어요. H관리사님이 8일간 해주신 일보다 정동숙 관리사님이 2일간 하신 일이 훨씬 더 많았으니까요. 보다 표준화된 교육으로 모든 산모들이 양질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었으면 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